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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공간Life Style 2018. 9. 11. 16:10
멍하게 있기만 해도 좋다.
식물로부터의 치유
VERS HOUSEVERS [전치사] ~쪽으로, ~을
꽃과 식물에게 향한다. 시선도 향하고, 손길도 향하고, 마음도 향한다. 서울의 대표 플라워 카페로 꼽히는 벌스가든이 2년 6개월 만에 업그레이드해 ‘벌스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단순히 ‘플라워 카페’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1970년대에 세워진 2층짜리 주택을 그대로 살려 규모가 꽤 으리으리하다.
“플로테리어라는 직업상 꽃 벽이나 꽃구름 등 꽃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무궁무진해요. 그런데 공간이 작으니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김성수 대표는 공간이 몇 배로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솜씨를 발휘하는 중이다. 층층이, 방마다 다른 콘셉트를 잡았다. 1층은 홈 가드닝, 2층은 라운지. 1층은 A, B, C 알파벳으로 분류했다. A는 ‘A ROOM’이라고 하여 집에서 편히 응용할 수 있는 가드닝을, B는 ‘Bathroom’으로 화장실을 개조해 음지 식물을 이용한 가드닝을, ‘Cinema Room’을 뜻하는 C는 작은 부티크 상영관으로 식물이나 꽃과 관련한 영화,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ADD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3길 44
시간으로부터의 자유
PERSpers. [형용사] person(al); personally의 축약어. 개인의
“단순히 꽃 속에 파묻혀 음료만 즐기는 게 아니라 이 공간을 통해 식물과 가까워졌으면 해요. 식물과 친해지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가드닝하는 남자는 다정하다. 식물을 맡겨도 되고, 분갈이를 위해 찾아가도 좋다. 곧 가드닝 수업도 진행할 예정. 꽃이 지고 피는 것처럼 계절 내내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공간을 통해 주인의 취향을 공유한다고 생각해요. 믿음은 있어요. 내 취향이 외골수는 아니라는.”
오너 김희정의 말이다. 그녀의 또 다른 직함은 브랜딩 디렉터. 그 이전에는 서촌 레스토랑 두오모를 운영했다. 밤에 온 신경이 깨어나는 올빼미 같은 성향. 그 시간에 더욱 맛있는 커피가 간절해지는데 성에 차는 공간이 없어 직접 나섰다.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심야 카페를 운영한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자신과 친구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공간의 궁극적 목표다.
메뉴는 드립 커피, 맥주, 와인 그리고 요리. 각각 두어 종류씩 갖췄다. 전적으로 자신과 친구들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했다. 특히 개인의 시공간을 존중하는 이곳에선 늦은 시간에도 맛있는 양질의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문구 덕후답게 수첩, 연필, 문진 등의 어메니티도 준비했다. 세밀하게 보면 볼수록 오너의 촘촘한 취향이 전해진다.
주인의 취향을 중심으로 하나둘 사람들이 모인다. 그 느슨한 연대감 덕분에 운이 좋으면 대화가 통하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일렁이는 분위기에 취해 실없이 마음이 붕 뜨고, 뜬금없이 연애가 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ADD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19길 15
출처 {에디터 : 유정수, 사진 : 정재욱, "‘치유의 공간", <에스콰이어 - TASTE>, 2018 4월호}'Life Sty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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