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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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운 일상Movie/Review 2018. 9. 12. 01:20
사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재능으로 만든 영화 '더 테이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자리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남기 마련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은 관객이 없는 수많은 영화로 둘러싸인 상영관일지도 모르겠다. 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의 신작 은 어쩌면 그런 세상에 대한 예민한 관심과 기민한 시선을 지닌 어느 특별한 관객이 수집한 영화들일지도 모르겠다. 은 정확히 각기 다른 네 쌍의 커플이 하나의 테이블에 앉았다 일어나는 사이에 나눈, 네 가지 대화를 나열한 작품이다. 각자의 입으로 발음하는 말에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의 안타까움과, 무심코 뱉어버린 진심의 민망함과, 다가가고 싶은 진심의 경로를 찾지 못한 조급함과, 상대의 진의를 알 수 없어 느껴지는 불안함과, 낯선 이에게 전하게 되는 뜻밖의 마음 씀씀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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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남자. 코트와 영화Movie/Review 2018. 9. 12. 01:11
롱 패딩 따위는 상대도 안 되는 겨울 코트의 위엄.#절도있게 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는 블랙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를 선택했다. 마치 군 장교의 코트처럼 보수적이고 깐깐한 인상을 준다. 이는 다니엘의 다부진 어깨와 가슴을 더욱 단단하게 보이게 한다. 블랙 장갑과 선글라스까지 매치하니 라이터 빌려달라는 말은커녕 옆에 나란히 걷기도 위축된다. #귀엽게 미워할 수 없는 바람둥이이자 사기꾼인 속 훈. 그의 캐릭터를 살린 건 바로 코트다. 정확히 말하면 코트 스타일링의 힘. 쓰리 버튼의 짧고 심플한 코트로 가볍고, 능청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옷깃을 한껏 세우고 서브 포켓에 손을 넣어 날라리 같으면서도 귀여운 멋을 살렸다. 지금은 많이 추우니 목도리를 둘러주면 딱 좋겠다. 물론 짧게 묶어서! #섹시하게 데인 드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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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3’ 히어로와 타노스의 막강 라이벌 구도Movie/Review 2018. 9. 11. 15:17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지구와 우주의 히어로가 만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스토리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강의 빌런 타노스가 있다. 이 영화가 쌓은 단단함은 천만 관객을 돌파하기 전까진 쉽게 깨질 수 없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가 말 그대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5일 개봉 첫 날에만 약 97만 7941명의 관객을 동원해 97만명을 동원한 역대 개봉일 최다 관객 1위인 ‘군함도’(97만 2161명)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올랐고 개봉 이틀째인 26일에도 약 6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누적 관객 158만을 기록 중이다. 5월 초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 기대작 ‘팔씨름’ ‘레슬러’도 ‘어벤져스’의 막강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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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가 남긴 이스터에그Movie/Review 2018. 9. 11. 14:47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소년의 영화다. 변화무쌍한 고가도로 위를 곡예하듯 달리는 의 드로리안과 의 카네다 바이크를 에서 본 듯한 티라노사우루스와 의 킹콩이 위협한다. 기동전사 건담이라 알려진 RX-78-2 건담이 아이언 자이언트와 함께 메카고지라와 맞서 격전을 벌인다. 심지어 슈퍼맨과 배트맨이, 조커와 할리 퀸이, 처키가, 스트리트 파이터와 헤일로와 스타크래프트와 오버워치 같은 게임이, 과 이 등장하거나, 언급되거나, 연상된다. 어니스트 클라인이 쓴 동명 소설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한 은 8비트 비디오 게임 문화와 다양한 상업 영화 시장이 팽창하고 폭발하던 198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중문화를 수놓은 아이콘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스크린 안에 던져놓고 활개치도록 만들고자 마련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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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은 독한 얼굴들의 전장이다Movie/Preview 2018. 9. 11. 12:58
독한 얼굴들 은 홍콩 영화계의 거장 두기봉 감독의 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두기봉 감독은 등 범죄 조직을 소탕하려는 경찰들의 분투와 범죄 조직 간의 암투를 소재로 홍콩 범죄 누아르의 명맥을 이어가는 대가다. 2013년에 공개한 은 중국과 일본, 한국까지 마약을 공급하는 대륙 기반의 거대 마약 조직을 소탕하려는 마약계 공안들의 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전작들에 비하면 두기봉 특유의 유머 감각과 낭만성이 절제된 인상이지만 공간의 지형지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날것 같은 현장감을 구현하는 총격 신은 단연 압권이다. 두기봉 감독이 홍콩이 아닌 중국 본토에서 촬영한, 광둥어가 아닌 베이징어로 제작한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중국 사회의 풍경과 심리를 최대한 반영한 사실적인 범죄 영화처럼 보인다면 은 대한민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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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리오2’ ‘데드풀2’ ‘어벤져스3’에 조슈 브롤린이 있다Movie/Review 2018. 9. 11. 11:17
시카리오2를 보는데 ‘타노스형’이 나왔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막강했던 그 형이다. 근데 생각해보니 5월에 개봉한 ‘데드풀2’에도 저 형이 나왔는데? 틀면 나오는 ‘헐리우드의 서장훈’ 조슈 브롤린 연대기.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2018) 분명 올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전 우주계 최고 악당 타노스로 나왔던 형이었는데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에선 마약 카르텔과 싸우는 정의의 CIA 요원 맷으로 출연하다니. 근데도 맷을 바라 보고 있으면 가끔 사악한 기운이 느껴진다. 하긴 워낙 타노스의 임팩트가 강력하긴 했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러고 보면 5월엔 ‘데드풀2’ 도 개봉했는데 조슈 형은 최근에 얼마나 영화를 많이 찍은 거야? 구니스(1985) 사실 한국 에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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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기다림 끝에 ‘인크레더블2’Movie/Preview 2018. 9. 11. 10:34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 아니 있다. 심지어 전편을 완벽히 압도하는 영화, 바로 ‘인크레더블2’다. 오늘(18일) 개봉한 ‘인크레더블2’는 말 그대로 ‘인크레더블’했다. 1편이 개봉한 후 14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서야 속편으로 돌아오는 것이 괜찮을까’란 주변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킬 만큼 스토리, 비주얼, 그리고 영화 속 메시지까지 모든 것이 놀랍고 완벽에 가까웠다. 1편은 아빠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활약을 비롯, 슈퍼파워 가족의 소개에 대해 시간을 할애했다면 2편은 서사의 범위를 넓혀 슈퍼파워 가족과 그들의 활약상에 더 초점을 맞춘다. 영화의 줄거리는 히어로 활동이 불법이 된 후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회사에서 쫓겨나면서 슈퍼파워 가족이 위기를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글로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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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호명하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Movie/Preview 2018. 9. 11. 10:25
사랑의 밀어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데뷔작 을 영화화한 은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속삭이는 두 남자의 달콤하면서도 애틋한 주문이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Call me by your name). 내 이름으로 널 부를게(I’ll call you by mine).” 그러니까 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이들에게만 허락된 사랑의 밀어이자 가장 달콤하고 애틋했던 밀회에 대한 추억이며 회고인 것이다. 17세 소년 엘리오(티모시 살라에)에게 여름이란 어떻게든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한가한 계절이다. 매년 여름방학 시즌이 되면 가족과 함께 가는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 자리한 가족 별장에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엘리오는 강가에서 수영을 하거나 음악을 듣고 악보를 기보하거나 종종 별장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심드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