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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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의 브런치Food 2018. 9. 11. 01:25
서울에서 찾은 영국과 스위스의 식탁 United Kingdom | 67 소호 인적 드문 골목을 거니는 사람들, 통창, 창가의 긴 바 테이블오너가 런던 여행 중에 마주한 인상적인 것들이다. 런던의 감성을 고스란히 살리기 위해 펜던트 조명, 테이블과 의자, 크고 작은 오브제 모두 영국 제품으로 갖췄다. 오너 박수지는 식자재에 유난히 해박한 푸드 스타일리스트다. 그녀의 까다로운 입맛으로 인해 이곳의 요리는 쉽게 완성되지 않는다. 달걀노른자만 봐도 안다. 좋은 유정란으로 만들었을 때 이런 모양과 색이 난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게 좋은 재료라 했다.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요리의 철칙이고, 맛의 비법. 포크로 돌돌 말아 노른자에 찍어 먹는 크레이프에는 스위스 그뤼에르 치즈가 들어간다.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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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도감Food 2018. 9. 11. 00:44
스시도(道)를 아십니까? 스시 붐이 일던 십몇 년 전의 일이다. 그저 ‘초밥’이라고 불리던 이 음식이 이른바 미식가의 세계에 닻을 내릴 무렵이었던 것 같다. 초밥은 스시가 되었고, 초밥집은 당연히 스시야가 되었다. 두어 번 가서 알게 된 스시 요리사에게 다들 이런 말도 하기 시작했었다. “오늘은 뭘로 쥐어주실 건가요?” 가장 대중화된 미식가 위장 언어인 ‘오마카세’가 등장하던 장면이었다. 쥔다는 말은 만들어준다는 말과 달리 프로 냄새를 풍겼다. 왜 아니겠는가. ‘만들다’라는 어휘는 음식마다 다르게 얼굴을 바꾼다. 국수와 국밥은 말아내는 것이고, 회는 써는 것이고, 냉면은 짜는 것이니까. 그런 말을 쓴다는 것은 이미 그 직업 세계에 정통한 느낌을 주는 것이니까. 회전초밥 수준의 스시가 교묘하게 이런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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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술상 1편 곰세마리 꿀술과 이타카Food 2018. 9. 11. 00:26
국내 식재료로 빚은 한국산 서양 술을 음미할 수 있는 서울의 레스토랑과 바. 인류 최초의 술은 무엇일까? 이는 인류사에서 풀지 못한 수수께끼 중 하나다. 와인과 맥주가 후보에 오르지만 그보다 꿀술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꿀은 단당류이며 물리적 개입 없이 자연 상태에 가만히 둬도 저절로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많은 인류학자들은 땅에 떨어진 벌집에 남은 꿀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효모에 의해 발효했는데, 이를 원시 부족민이 마시면서 술을 최초로 발견했을 거라고 추정한다. 실제로 꿀술은 신화에도 왕왕 등장한다. 특히 기온이 낮아 포도가 잘 자라지 않는 북유럽 신화에서. 우리가 토르의 아버지로 익히 아는 오딘은 꿀술 한 모금에 자신의 오른쪽 눈을 내줬다. 영화 에서 오딘 역의 앤소니 홉킨스가 안대를 차고 ..